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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혼자 미국 대륙 횡단 #01_Intro

ZBKI 2020. 8. 31. 00:45

 

 

#갑자기 미국

 

사우디 현장에서 근무하던 어느 날, 현장소장님과 현장 한바퀴 돌던 중 스모킹 쉘터에서 소장님께서 여행 얘기를 꺼내셨다.

본인 미국 유학 시절, 갑자기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서 중고차 한대 사서 일주일간 차 끌고 광활한 미국 땅을 달려봤는데, 그 때의 자유로움이 아직까지도 기억에 남으신다고... 우리 같은 직장인은 이제 그렇게 하지도 못한다며 씁쓸한 표정으로 담뱃재를 터셨다.

 

사실 대학교 때 까지만 해도 미국이란 나라는 '언젠가는 한번쯤 가 보겠지. 그랜드캐년은 한번 가보고 싶다' 정도 였지, 미국 자체에 대해 환상이나 로망을 가지고 있지는 않았다. 그런데 자동차로 미 대륙을 횡단한다고? 하루도 아니고 며칠간 자동차만 타고 달릴 수 있다고? 정말 엄청나게 넓구나. 아무나 하진 않겠구나... 나는 사무실로 돌아오자 마자 내 여행 버킷리스트에 미국 자동차 횡단을 적어 넣었다.

 

퇴사를 결심한 후, 미국 자동차 횡단을 내 퇴사여행의 세번째 메인 코스로 정했다. 그때 소장님이 말씀하셨던 자유로움을 만끽해보리라 하고.

 

 

#준비(일정,루트,렌트 등)

 

먼저 가고싶은 곳을 골랐다. 나는 내가 좋아하는 '대자연'을 키워드로 정해서, 국립공원 도장깨기 하는 것 처럼 루트를 짜 보았다. 유명한 곳들이 대부분 서쪽에 있기에, 솔트레이크나 라스베이거스까지 비행기로 이동한 다음 그곳에서 렌트를 시작하는 것도 생각해 봤지만, 내가 이 여행 코스를 왜 선택했는지 초심으로 돌아가서 '미국 자동차 횡단'에 걸맞게 주저 없이 동부에서 차를 빌려 시작하기로 했다.

 

 - 렌트의 시작점은 워싱턴 D.C.로 정했다. 뉴욕부터 워싱턴 D.C.까지는 그리 멀지도 않고 버스도 자주 있었다. 그리고 뉴욕에서 차를 끌고 나오기에는 왠지 너무 복잡할 것 같았다. (이것은 좋은 선택이었음!)

 - 전체 배낭여행의 귀국일을 정해놓고 떠난 여행이었기에, 미국에서의 기간도 정해놓고 루트를 짰다. 미국에서의 기간 35일 중 자동차 렌트기간은 25일 정도로 생각했다. (+렌트비용 문제...)

 - 유명한 업체 여러 곳을 검색해 보았는데, Hertz로 선택하기로 했다. 렌트비용, 반납위치에 따른 수수료, 업체의 신뢰성 등을 고려했다.

 - 소형차로 고속도로를 질주하기엔 위험하다고 판단되었기 때문에(속도도 안나고 폼도 안남) 준중형 급으로 골랐는데, 그중 가격 제일 저렴한 게 아반떼AD(현지명 엘란트라)였기에...이걸로 선택! (유럽에서 차 렌트했을 때 종종 같은 급의 다른 차로 주는 경우가 있었어서 다른 차로 받나~ 살짝 기대도 했었는데 그냥 정직하게 아반떼AD 받음)

 

미국 여행을 계획하는 사람들은 보통 한 지역(뉴욕, 라스베이거스+그랜드캐년투어, LA+샌프란시스코 등)만을 중점적으로 가는 경우가 많아 자동차 횡단 여행에 대한 정보를 쉽게 찾을 수는 없었다. 특히나 자동차 횡단은 개인마다 기간과 루트가 상이했기 때문에 더 어려웠다. 그렇게 구글을 헤매던 중 가장 많은 도움이 된 곳은 여기. 이 후기들(총 9개) 덕분에 나도 할 수 있겠다고 자신감을 얻었다. 어딘가에 계실 글쓴이 분께 진심으로 고마움의 밥 한끼 사드리고 싶다.

 

 

#여행루트

그래서 결국! 여행 출발 전에 정한 루트는 아래와 같다.

 : 뉴욕-워싱턴DC(버스이동)

 : 워싱턴DC-시카고-옐로스톤-솔트레이크시티-그랜드서클-라스베이거스-데스밸리-로스앤젤레스-요세미티-샌프란시스코

 

그랬는데 실제 이동한 루트는!

 : 뉴욕-워싱턴DC(버스이동)

 : 워싱턴DC-시카고-미네아폴리스-배드랜즈-옐로스톤-솔트레이크시티-라스베이거스-그랜드서클-데스밸리-로스엔젤레스-요세미티-샌프란시스코

 

◎ 잠만 잔 곳  ◎ 여행한 도시  ◎ 여행한 국립공원

 

(+까미노를 걷다가 친해진 여러 미국인들 중 여행을 끝내고 미국으로 돌아온 사람은 Maddie 뿐이었는데, Maddie가 사는 곳이 미네소타 주 미네아폴리스였고, 차 있으니까 뭐... 이럴때 가야지 하고 들렀다. 엄청 멀었지만... 반가움은 두배세배 그 이상이었음. 그리고 미네소타 주를 거쳐 옐로스톤으로 가는 길에 있는 배드랜즈 국립공원도 들렀는데, 완전 세렌디피티!)

 

 

아무튼 내 퇴사여행 기간 중 가장 많은 비용이 들었으며, 나홀로 가장 많은 시간을 가질 수 있었던 미국 자동차 횡단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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