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앞의 야만인들 / 브라이언 버로, 존 헬리어

📗 문 앞의 야만인들 / 브라이언 버로, 존 헬리어 / 이경식 / 부키
🗂️ 324 / 사회과학>경제학>기업경제
📆 2023-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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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벽돌책 '문 앞의 야만인들'을 다 읽었다!

 

유튜버 뉴욕주민이 본인의 인생책이라고 추천했던 'Barbarians at the Gate'의 번역본인데, 책의 두께도 야만스러운 999페이지이다. 들고다니기도 무겁고, 침대에 누워서 읽기도 어려워서 시간 날 때마다 틈틈히 약 3주만에 다 읽을 수 있었다.

 

로스 존슨(F. Ross Johnson, 1931~2016)이라는 인물과 'RJR Nabisco'라는 회사를 중심으로, 그리고 1980년대 후반 당대 최대 규모의 LBO(Leveraged Buy-Out, 차입매수) 거래의 링 위에 오른 사건을 중심으로, 이 회사를 손에 넣기 위한 6주간의 각각의 세력 싸움과 그 속에서 월스트리트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행동하는지에 대해서 저자들은 등장인물들의 인터뷰를 통해 그 때의 이야기를 재구성한 책이다.

등장인물이 너무 많아서 조금 헷갈렸지만(책 앞부분에 주요 등장인물과 소속회사가 요약되어 있긴 하지만 이름들을 줄여말하는 것들은 한번 더 메모가 필요했다... 예를들면 '시어도어 포스트먼'을 '테드'라고 부른다거나...) 경영이나 금융전략에 대한 내용보다는 각 인물들 간의 대화와 사건 위주로 장면이 그려지게끔 서술되어 있어 나같은 경제 무지랭이도 드라마나 다큐멘터리 보듯 술술 읽어나갈 수 있었다. 특히 초반부의 각 인물 설명과 회사 변천사 설명해주는 파트는 나무위키 읽듯 쉽고 편하게 읽었다.

직업에는 귀천이 없다지만, 위아래는 분명히 구분되며 권력의 차이, 돈의 차이는 존재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은 인정한다. 그렇지만 한 기업의 피라미드 꼭대기에서 오직 서류만으로 의사결정을 하는 회사의 최고 책임자들의 수입과 보상이 일반 근로자들에 비해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큰 차이가 나는 것이 과연 얼마나 합리적인지, 그들이 정말 그만큼의 가치가 있는 의사결정을 하고 그만큼의 책임을 지는지 의문이 든다.

또한 LBO 거래 과정과 그 배경이 이야기의 중심에 있다 보니, 최고경영자나 이사회들의 뱃속을 채우기 위한 탐욕적인 거래들로 인해 해당 회사에서 근무하는 일반 근로자들에게는 어떤 영향이 미치게 되는지 책에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고 있지는 않다. 인수 이후에 어떻게 되었는지 같은 이야기들도 방대한 분량에 비해 조촐하다고 느꼈다. 그렇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이 책 자체가 등장인물 들의 인터뷰를 통해 만들어진 것이다보니 어쩌면 그들이 일반 근로자나 소시민에 미치는 영향에 거의 관심이 없음을 나타낸 건 아닌가 싶기도 하다.

나의 일상이나 앞으로의 삶의 방향에 이 책이 큰 의미나 영향이 있지는 않을 것 같지만, 장장 천 페이지나 되는 벽돌책을 처음으로 다 읽었다는 보람과 성취감, '앞으로도 이런 두꺼운 책 읽을 수 있겠다' 하는 마음가짐은 얻어갈 수 있었다. 또, 이 책을 읽은 후 얼마 뒤에 회사 승진자격시험을 치렀는데, 이 책에서의 사건이 이사회를 중심으로 이루어지다 보니, 그 전에는 막연하고 멀게만 느껴졌던 이사회 규정이나 회사 정관 등이 0.1g 정도는 친숙하게 다가왔다. 이것도 이 책의 긍정적인 영향이라면 뭐... 부정하진 않겠다. 어쨌든 나름 재미있게 읽었다!

 

책에도 언급되었던 TIME 지 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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